장군이는 선천적으로 귀가 좋지 않다. 몸에 비해 작은 귓구멍이 바람의 소통을 방해한다. 종종 동물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치료과정은 이렇다. 수의사 선생님은 장군이의 반쯤 덮인 귀를 뒤로 젖힌다. 갖가지 화학약품을 머금은 기다란 면봉이 그를 괴롭힌다. 장군이는 눈을 꼭 감는다. 나는 한살이 갓 넘은 아이한테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는 동행한 가족들과 눈을 마주친다. 움찔움찔해도 자세는 흐트러뜨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장군이의 이런 행동은 가족과의 유대관계와 관련이 깊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우리 관계는 입양을 통해 맺어졌다. 좋게 말해서 입양이다. 내 구매욕과 소유욕의 합작품이다. 그럼에도 그가 보여주는 신뢰는 대단하다. 탐욕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그는 나의 희망이다. 사회적 표정에 안면이 굳어있는 내게 그는 온기다. 어쩌면 나는 그의 일방적 희생에 유대감을 느끼고 있다며 떼를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